최근 몇년 간 패션계에서 가장 핫한 장르를 꼽으라면 단연 ‘워크웨어’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Work + Wear

워크웨어는 이름에서 그 의미를 알 수 있듯 말 그대로 일할 때 입는 옷, 작업복이다. 하지만 지금은 ‘워크웨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작업복보다 패션 아이템에 더 가깝다. 그렇다면 노동의 현장에서 사람들의 신체를 보호하던 워크웨어는 어떤 사건들로 거쳐 패션으로 발전을 했을까?
산업혁명과 워크웨어

18세기 영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산업혁명은 경제, 정치 등 사회의 전반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공업화로 인해 대부분의 농촌 인구가 도시로 진출하고, 대규모의 공장들을 주축으로 한 산업화가 진행되었다. 이러한 시대의 빠른 변화 속 워크웨어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량 생산 기술로 의류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워크웨어는 표준화되기 시작했고 질적으로도 큰 발전을 이루기 시작했다. 기업에 소속된 노동자들은 유니폼으로써 통일된 워크웨어를 지급받기 시작하며, 이는 점차 사회적 계층을 나타내기 시작하였고 카테고리화 되어갔다.

노동자 계급의 상징, 블루칼라
‘블루 칼라’라는 용어는 1924년 아이오와(Iowa)주의 올든(Alden) 신문에 처음 등장했으며 이 단어는 육체 노동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을 칭하는데 이는 그들이 입는 옷의 색깔에서 유래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수많은 색상 중 푸른 색이 그 당시 워크웨어를 대표하는 색상이 되었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유명한 사연은 19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Levi’s)’의 설립자 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는 군용으로 납품하려고 천막을 제작하였고 이후 계약이 파기되자 엄청난 양의 재고를 떠안게 되었다. 그런 그에게 시대를 바꿀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된다.
당시 미국에서는 금광이 많이 발견되며 금광 산업이 부흥했는데 이때 광부들의 바지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쉽게 손상되는 문제가 많았다. 이 모습을 보게 된 리바이는 천막용으로 제작된 질긴 천, ‘데님’을 이용하여 바지를 제작해서 공급하기로 결심하였고 이때 개발된 청바지는 입소문을 타고 대박을 치기 시작했다. 다른 소재보다 내구성은 물론 착용감까지 좋았기에 셔츠, 자켓 등 다양한 갈래로 뻗어가며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입는 형태의 워크웨어로 성장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워크웨어는 푸른 색을 띄게 되었고, 노동자 계급을 대표하는 색상으로 발돋움을 했다. 여담으로 푸른 계열의 색상은 염료가 저렴하면서 오염을 숨겨주는 효과가 있어서 인기가 많았다.



청년세대의 시대를 향한 반항에서 시작된 유행
워크웨어는 그렇게 한동안 노동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청바지를 중심으로 20세기 중반부터 대중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자유와 해방을 갈망하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젊은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미디어의 발전과 공급으로 인해 할리우드 영화, TV 속 스타가 탄생했고 당대 유명 스타들이 워크웨어를 착용한 모습이 노출되며 대중적인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져만 갔다. 노동자들의 옷이라는 사회적 관념을 깨는 이 움직임은 특히 미국 내에서 힙합, 스트리트 문화와 결합하여 쿨하고 힙한 감성의 패션 아이템으로 한번 더 성장한다. 시대적 움직임에 따라 전통적인 워크웨어 브랜드들도 일상적으로 착용할 수 있는 패션 브랜드로 발전하기 시작했고 1975년 ‘프레타 포르테’라는 패션쇼에서 ‘워크웨어’라는 장르로 소개되며 특정 계층의 옷에 불과했던 워크웨어는 한 세기에 걸쳐 주류문화로 성장했다.
워크웨어의 전성기는 계속 될까?
현대 사회에서도 워크웨어는 여전히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유니크한 본래의 감성은 유지한 채로 다양한 갈래로 응용되면서 말이다. 사실 워크웨어는 거칠고 투박한 느낌을 줄 수 있어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입기에는 어려운 패션이었다. 하지만 2020년 전세계적으로 전염병이 창궐하여 생활의 많은 부분이 또 변화되면서 재택 근무가 확장되고 자율적인 복장이 보편화되며 편하고 실용적인 옷에 대한 수요가 더욱 높아졌다. 이와 동시에 워크웨어가 가진 장점이 빛을 발하며 다시 새롭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수요가 크게 떨어지지 않은 채로 워크웨어는 긴 시간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언젠가 워크웨어의 전성기도 끝나게 되는 날이 오게 될지 저도 정말 궁금한데, 하나 확실한 것은 있다. “폼은 일시적이라도 클래스는 영원하다.” 워크웨어는 근본부터 편의성, 실용성, 내구성을 고려한 착용자 친화적인 옷이다. 아울러 특유의 디자인은 단정하고 깔끔한 무드부터 거칠고 탄탄한 느낌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고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기에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더 나아가 AI 첨단 산업과의 결합 가능성까지.. 워크웨어의 미래는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워크웨어의 최신 트렌드와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아낸 국내 유일 워크웨어 매거진 ‘워크웨어 21’ 에서 더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자료_한국일보, theUniformStudio, MYWORKWEAR 外